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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의 뒷모습

2010년 4월 17일 (토) 조선 왕조가 그토록 심혈을 기울여 지키려 했던 왕권이 고종의 대한제국에 이어 일제 강점으로 상실되기까지의 과정을 오행설을 포함한 풍수사상으로 분석하고 추론해 보는 일은, 앞날을 설계하여야 하는 우리에게 교훈적인 의미로서 중요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움직이는 생물체에만 상호 대립이나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이치가 통하는 바가 아니라, 산과 강 등의 자연 또는 건축물에도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음은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라 하겠다. 경회루와 근정전의 대립 왕의 침소인 강녕전 서쪽에는 경회루(慶會樓)가 웅장한 모습으로 연못과 함께 자리하고 있으며 외국 사신이나 신하들과의 연회를 위한 공간으로 사용하였다. 경복궁 창건 당시 작은 누각이었으나 태종 12년에 지금과 같은 규모로..

지붕과 색채의 오행

2010년 4월 10일 (토) 오행사상은 음양론과 더불어 우리의 일상에 알게 모르게 광범위하게 퍼지고 스며들어 있음을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보면 알 수 있다. 전편에서는 건축에 관련한 수(數)의 개념을 주로 살펴보았으며, 이 외에도 건축물의 지붕과 색(色)에 대한 오행적 의미를 음미해 보는 것도 흥미로움과 동시에 앞으로의 생활에 유익한 자료가 되리라 본다. 지붕과 오행 조선시대 한옥의 지붕은 맞배지붕, 우진각지붕, 팔작지붕이 주류를 이루었다. 맞배지붕은 펼친 책을 엎어 놓은 것처럼 정면은 사각꼴이고 완각(지붕의 옆면)은 삼각형으로 신이나 혼령이 머무는 사찰, 종묘, 사당의 지붕 형태로서 현대의 건물로는 천안의 독립기념관이 대표적이다. 우진각지붕은 네 면이 모두 같은 경사로 이루어져 있는 사다리꼴 정면과 ..

숫자와 건축

2010년 3월 27일 (토) 전편에서의 경복궁 외전(外殿)인 근정전을 뒤로하고 사정문을 들어서면 왕이 평상시 거처하고 신하들과 정사를 논하던 사정전(思政殿)이 있다. 이 공간은 왕의 편전(便殿)이었으며 좌측에 동편전인 만춘전(萬春殿)과 우측에 서편전인 천추전(千秋殿)이 각각 자리하여 사정전을 보좌하는 기능을 한다. 사정문은 원형 기둥을 사용하여 중앙 통로의 폭을 넓게 축조함으로써 왕의 출입통로로서의 권위를 반영하였다. 사정전 또한 근정전과 마찬가지로 원형 기둥으로서 건물 사방의 각 기둥 간의 간격중 중앙 부분을 넓게 할애하여 내부 공간의 기가 중앙에 집중되도록 하였는데, 그 비율이 전*후면은 2:2:4:2:2이고 측면은 2:4:2이다. 사정전: 기둥 사이의 칸 수가 홀수(5X3)이다. 참고로, 이태리의..

궁궐 건축과 오행

2010년 3월 19일 (금) 역성혁명에 성공한 이성계는 도참사상에 의한 이씨(한양)득국설(木子得國說)을 현실화하여 그 정통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그 혁명을 도왔던 개경 토착세력의 기반을 붕괴시켜 왕권을 강화할 의도로 한양천도를 추진한다. 태조의 의중을 잘 파악하고 있던 하륜은 당시 공사 초기 단계였던 계룡산 신도안으로의 천도를 반대하고 무악(지금의 신촌과 연세대학교 일대)을 도읍지로 주장하나, 이 또한 그 국이 협소하다는 반대로 무산된다. 당시 왕사(王師)였던 무학대사는 북악산 아래의 명당을 왕궁터로 하자는 정도전에 맞서 인왕산을 등지는 터를 주장하였다. 북악산은 삼각형의 목(木)형이고 인왕산은 금(金)형이니 상대적으로 약한 북악산보다는 기가 더 센 인왕산을 택하여야 한다는 논리로, 금이 목을 쇠퇴(극..

오행(五行)과 건축 2

2010년 03월 04일 (목) 옛날부터 우리는 하늘과 땅에 극진히 제사(祭祀)를 올려 드렸던 민족이다. 훗날 우리의 국력이 약해지자 주변국으로부터 하늘에 제사를 올리지 말 것을 강요받고, 천제(天祭)를 중단했던 쓰라린 역사를 안고 현대를 살고 있다. 당시 그들의 강압에 의하여 하늘 제사를 지내 드리지 못했던 절박했던 심정을 망각한 채, 지금은 여건이 가능한데도 천제를 다시 올려 드릴 기미조차 찾아볼 수 없으니 안타까움과 착잡함이 교차한다. 하늘과 땅에 제사를 올리던 현존하는 유적으로는 환구단과 사직단이 대표적이다. 환구단(圜丘壇) 서울 소공동에 있는 조선호텔 자리에 있었던 환구단은 또 달리 ‘원구단’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 형태가 지붕은 원뿔꼴이었으며 3층의 둥근 단(壇)위에 건축하였다. 옛날로부터 ..

오행(五行)과 건축 1

2010년 03월 01일 (월) 세상의 처음은 혼돈의 상태로 무극(無極)에서 출발하고, 운동 구심점이 시작하는 태극(太極)의 단계에서 변화하여 양과 음의 양의(兩儀)가 된다. 당초에는 음기과 양기만이 존재하였으나, 어느 시점부터 초자연적인 작용으로 각각 변화하고 발전하여 木, 火, 土, 金, 水의 5가지 기운과 물질로 분화되어 이 세상 만물이 되고 또 그 기운으로 상호 영향을 주고 있다. 이 다섯 가지 기운을 오행이라 하는데 이들이 서로 보완작용을 하기도 하고 극하기도 하면서, 동시에 만물을 생성하고 소멸시키기도 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그 균형을 이룬다. 오행은 각기 고유한 방위, 계절, 색깔 그리고 속성 등이 있을 뿐만 아니라 고유한 모양을 가지고 있다. 木은 나무이니 서 있거나 누워 있는 직선 형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