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이야기(칼럼) 110

춘천과 북한강의 도둑 쥐(賊鼠)

젊은 날 경춘선 기차를 타고 가다 보면 강촌역에 다다른다. 그때는 남녀가 떼 지어 포터블 전축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으며 모닥불을 에워싸고 놀던 시절이었는데, 당시 강촌유원지는 젊은 청춘들에게는 꽤 인기 있는 장소였다. 지금 들으면 당시 군사정권 시절 억눌린 한을 표출하던 스잔한 노래들이었다. 그 시절이 가끔 아련하게도 한 서린 웅얼거림으로 손짓하며 다시 돌아오라고 유혹한다. 이제는 종심(從心)이 목전인데도, 갈수만 있으면 그 젊은 날로 돌아가 모든 것과 어우러져 섞이고 싶은 욕망이 내 속에서 아지랑이 되어 피어오르곤 한다. '종심(從心)'이란 마음 가는 대로, 마음이 원하는 대로 하여도 어떤 규율이나 법도·제도·원리 등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행하든 일정한 법도가 있었다는 뜻..

흰머리산과 백두산

지금으로부터 9,217년 전(BCE 7,197) 한인 천제께서 바이칼호 연안(지금의 부랴트 공화국 일대로 추정)에서 한국을 세우신 후 3,301년 동안 7대의 한인 천제 치세가 이어진다. 한국시대는 마지막으로 갈수록 추워지는 등 날씨 변화로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이끄는 자는 지혜와 용기 그리고 마음으로 보는 자 되어 동쪽을 향해 나아가서 대한 민족의 비옥한 천혜의 땅을 찾으라.먼저 흰머리산을 찾은 후 새로운 땅으로 향하여라.”하시는 하늘의 계시를 한국의 천손 백성들이 받들게 된다. 3,000명 선발대는 7년 동안 각고(刻苦) 끝에 흰머리산을 찾게 되는데, 먼 곳에서는 산 정상에 눈이 쌓인 듯 보였으나, 산에 오르니 하얀 나무(자작나무로 추정)들이 밀집하여 눈 내린듯 보였던 것이다. ​ 그 후로 30년..

코로나 바이러스와 지구온난화

먼저 ‘환경오염’이란 자연이 스스로 더 이상 오염을 정화할 수 없는 한계에 도달하여 생기는 여러 문제점들을 일컫는 용어이다. 대표적인 문제로는 수질 오염, 대기 오염, 토양 오염, 생태계 교란 등이 있는데, 인류 존망에 큰 위협이 된다. ‘지구온난화’도 환경오염과 같이 자주 인용되며 급속한 산업화 자연파괴 등에 따른 후유증으로 야기되는 부정적 현상이다. 인류의 생존 관점에서는 동일하지만 환경은 인류와 주변 자연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인류를 포함하는 만물의 삶 토대로서의 어머니와 같은 지구의 위기를 다루는 것으로 훨씬 광범위한 개념이다. 그리고 환경오염은 국지적 노력으로 개선시킬 여지가 있으나, 지구온난화는 자칫하면 회복 불능의 수렁에 빠지는 일촉즉발의 임계점 벼랑 끝에 서있는 위태한 상황이다. 요즘 창..

코로나19 이후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세계보건기구는 결국 팬데믹(전염병 세계 유행)을 선언하기에 이르렀고 국가 간 이동과 경제교류는 거의 마비 상태다. 2020 올림픽을 연기시키고, 도처에서 외출과 이동 제한령이 떨어졌다. 모든 학교가 일제히 개학을 연기했으며, 회사는 재택근무를 권장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라는 강력한 전염병 공세에 전 세계가 대처하지 못하고 비틀대는 모습이다. 국내 한 언론사가 격리(Quarantine)와 경제(Economy)를 합성해 ‘큐코노미(Qconomy· 격리경제)’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큐코노미 시대에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사람 간 어울림과 대면(對面)함을 기피하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소비가 감소한다.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면 관련 기업들부터 경영난을 겪게 된다. 최근 산업 분야는 서비스 업..

음양의 조화

조선초 하륜이 한양의 궁궐터로 주장하던 신촌의 안산은 Y대학교를 끌어안고 있는데, 구한말 학교 설립 당시의 교정(校庭) 설계가 독특하다. 영문 명칭에 따라 내부의 주 도로를 Y자 형태로 만들었는데, 그 이니셜이 여체(女體)의 일부를 상징하고 있다. 그것과 관련한 슬랭(slang)으로 “신사는 Y담을 좋아하고 숙녀는 X담을 사랑한다. “라는 말이 있기도 하다. 남근석과 여근석에 대한 해석은 자식을 기원하는 기자(祈子)신앙 또는 남녀의 성기가 생명체를 탄생시키는 신비한 힘을 소유하고 있다는 발상에서 비롯된 자손번성에 대한 바람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지만, Y대학교 경우에는 음기와 양기의 조화를 꾀하려 함이 엿보인다. Y자 도로의 우측은 백호가 되는데 풍수에서의 백호는 여손(女孫)의 길흉을 예단하고 음(陰..

서울의 화룡점정처(畵龍點睛處)

용을 그리고 맨 마지막에 눈동자를 찍어 넣다. 즉 일의 성공을 도모하는 데 가장 중요한 부분을 완성시키는 것을 ‘화룡점정’이라 한다. 화룡점정의 출전인 《수형기(水衡記)》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한다. 『중국 남북조시대(南北朝時代) 양(梁)나라 사람 장승요(張僧繇)는 장군과 태수의 벼슬을 지냈지만 벼슬을 마친 뒤엔 그림을 그리며 지냈는데, 붓만 들면 세상 모든 것을 마치 실물처럼 그려냈다. 어느 날 금릉(金陵:남경)에 있는 안락사(安樂寺)라는 절의 주지가 그에게 절 벽면에 용을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장승요가 부탁을 수락하고 붓을 든 후 시간이 지날수록 하늘로 날아오를 듯한 용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니, 살아 움직이는 용을 보는 듯 구경하던 사람들은 그 솜씨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한데 그는 용의 ..

서울의 선비 산군(山群)

서울의 서부에서 보이는 안산 인왕산 백련산 고은산 등 여러 山群의 모습입니다. 풍수지리에서는 이를 '필통사(筆筒砂)'라고 하는데, 옛날 선비 탁자에 놓여있는 필통에 여러 자루의 붓(筆)이 꽂혀있는 형상입니다. 마을이나 도읍지를 보는 양기 풍수에서는 진산(鎭山)이라 하여 그 일대에서 기운을 모아주는 산을 말합니다. 서울 서부 지역을 관장하는 산봉우리들이 모여 ‘필통사’ 형상을 이루었습니다. 필통사를 보며 면학(勉學)에 힘쓰게되면 걸출한 학자나 인물이 배출된다는 풍수 전설이 있습니다. 나다니엘 호손의 큰바위 얼굴 전설이 연상되는 풍경입니다. 조선 초기에 하륜 선생이 안산을 주산(主山)으로 하는 그 일대를 도읍지로 하자는 주장을 하였으나, 채택되지 않았던 기록이 있습니다. 대신, 그 산군의 기슭에는 유수의 남..

청동기 시대의 풍수지리 2

2019년 8월 1일 자 청동기 시대의 풍수지리에 이어서 부여의 송국리와 산직리 일대의 청동기 양택과 음택지를 답방하였다. 송국리 유적 먼저 송국리의 청동기시대 대규모 취락유적은 주거지 92동, 대형건물지 2동, 분묘 6기 등이다. 이 가운데 복원한 움막들을 조사하니, 수혈주거식으로 산에 가까운 맨 위 움막에 광혈이 맺혀있다. 아마도 부락의 우두머리의 거처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나머지 움막들 반절 정도는 혈권에 포함되었다. 생기 이외의 수맥파를 피하여 움막이 자리한 점으로 보아, 이 시기에도 수맥파가 고려 대상이었으리라는 판단이다. 그러나 생기 또는 수맥파 이외의 또 다른 해로운 기운은 피하지 못하였지만, 당시 청동기인의 기감 수준이 현대인을 능가함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원래의 지형이 유적지 조성공..

김청풍부원군 묘

강원도 춘천시 서면 안보리에 있는 묘역은 현종의 장인(國舅)인 김우명과 부인 송 씨의 합장묘이다. 묘역 입구에 신도비가 있고, 숙종의 어필로 쓰인 묘비를 비롯한 상석, 망주석, 문인석, 장명등 등이 있다. 1976년 6월 17일에 강원도 기념물 제20호로 지정되었으며 청풍 김 씨 문중에서 관리하고 있다. 부원군(府院君)은 왕의 장인인 국구(國舅)나 정일품 공신에게 주던 작위이다. 김우명(金佑明, 1619~1675)의 본관은 청풍(淸風)이고 시호는 충익(忠翼)이다. 대동법(大同法) 시행을 주도한 잠곡(潛谷) 김육(金堉)의 아들이자 현종(顯宗)의 장인으로서 청풍부원군에 봉해졌다. 조선 후기 문신으로, 영돈녕부사를 지냈고 정치적으로는 송시열과 함께 서인(西人)이었으나 정치적 사안에 대한 주장이 다를 때는 남인..

청동기 시대의 풍수지리 1

안양시 관양동 소재 선사유적지를 둘러보았다. 역사(歷史)의 사전적 의미는 “인류 사회의 발전과 관련된 의미 있는 과거 사실들에 대한 인식 또는 그 기록”이라 한다. 따라서 역사는 대부분 문자 기록에 기초하여 과거 사실들을 파악한다. 반면, 선사(先史)는 인간 생활에 관련한 문자 기록이 없던 시대로 문헌 기록 등이 전무하여 유적, 유물 등을 통하여 해당 역사를 유추한다. ​ 선사 시대는 일반적으로 도구를 기준으로 삼아 구석기-신석기-청동기-철기 시대로 구분한다. 관양동 선사유적지에서는 구석기시대 뗀석기부터 조선시대 자기류까지 유물이 출토되었으나 중심 시기는 청동기 취락유적으로 추정한다. 현재 기원전 10세기 이전에 한반도에서의 청동기시대가 개막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 여러 지역의 유물들은 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