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신(緣神)감응론

연신감응설(연신감응론 4)

풍수명인 2010. 6. 7. 11:50

2010년 01월 16일 (토)

앞에서와 같이, 산, 들, 바위의 모습을 한 자연신(自然神)이 풍수에서 기(氣)의 주인이다. 산이 흘러온 형상이나 그 모양을 '용(龍)', '학(鶴)', '거북이(龜)' 또는 '옥녀' 등으로 표현하는 바, 그러한 느낌이 들거나 그 모습을 한 자연신을 묘사한 말이다.

다른 시야에서 보면, 묘를 만들고 집을 짓는 일은 그곳 자연신의 입장에서는 원하지 않았던 사건이니,
결국, 자연신은 묘나 집 등 일정 형상을 한 신을 자신의 일부로 동화(同化)시키게 된다. 자연신의 일부로 동화된 신(기)체는 사람(자손)과 자연신의 연결고리로써 기 감응을 하고 길흉화복의 영향을 주기도 한다. 또 다른 면을 보면, 터 주변의 "문필봉"이니 "노적사(露積砂)"니 "안산"이니 요대수(腰帶水)니 하는 표현은 그곳의 자연신과의 기 감응 관계를 나타낸다.


이는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현상이다. 때로는 동화현상 없이 기 감응이 있을 수 있고, 유골(鬼)이 직접 자손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다. 왜냐면 그 영역은 사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변화무쌍하니 이제까지 말한 것이 전부라고 말할 수는 없다. 물질이 배제된 기(神)의 작용이 워낙 변화무쌍하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로, 기(氣)가 지구 반대편의 자손에게도 감응되는 현상, 즉 어떤 매커니즘으로 공간과 거리의 장애를 받지 않고 전달되느냐 하는 물음을 풀어야 하는 난제가 남았다. 이에 대한 해답으로 '염(念)'이라는 말이 있다. 그 의미는 '무엇을 하려고 하는 생각이나 마음'이며, 텔레파시와도 유사한 의미이다.

여기에서는 자연신이 '자기 내부의 기를 포함한 주변 신들의 기와 교감하면서 떠오르는 생각이나 품어지는 마음' 즉, '염' 그 자체가 해당 자손과 감응을 일으킨다. 이 현상에 대하여 확신하지만, 필자는 더욱더 명확한 증명 자료를 모으는 노력을 거듭할 생각이다.
 


   

연신감응설(緣神感應說)
 

기(氣)는 신(神)의 몸체이니, '기와 인간의 상호 작용' 만을 대상으로 하는 풍수 연구는 항상 모호함과 한계로 더 이상의 발전이 없다. 만물에는 기체로 이루어진 신이 같이 존재하니 '사람과 신과의 작용'으로 그 대상을 바꿔야 한다. 그러나 신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으니 풍수와 관련한 대상만으로 범위를 국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묘를 둘러싸는 동서남북 4방위의 지형지물로 좌청룡(左靑龍), 우백호(右白虎), 남주작(南朱雀), 북현무(北玄武) 또는 안산(案山), 조산(朝山), 요대수(腰帶水), 내룡(來龍), 노적사(露積砂), 옥인(玉印) 바위 등 여러 명칭이 있다. 이들이 해당 형상의 기체를 가진 신으로서, 해당 묘가 속한 자연신과 기의 상호 작용을 한다. 그 결과로 나온 자료는 다시 자연신과 사람과의 기 감응으로 전달된다.

이제까지는 '조상의 유골과 자손' 간의 동기감응이라는 이원화의 문제를 다루었으나, 앞으로, 시각의 틀을 양택 영역과 여타의 신들을 포함하는 '자연(신)과 유골(신) 또는 건물(신), 그리고 사람'이라는 대상으로 좀 더 넓히고, 그에 따른 기 감응현상의 다양함을 보아야 한다. 그리고 앞서 열거한 바와 같이 묘 주변 자연신의 종류만 해도 많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한 마디로 기 감응에 관련한 한쪽 파트너는, 앞에서 말한 '영혼(=신)'이라는 한정된 존재보다 훨씬 넓은 범위의, 천지의 만물에 깃들어 있는 신들이다. 그러나 풍수와는 무관한 신들이 너무 많으므로 정보량을 줄여 효율적인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 하겠다. 따라서, 어떤 경우나 장소와 연관된 신들의 범위를 풍수 분야로 한정하여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살펴본다는 이론을 세우고, 이를 '연신감응설(緣神感應說)'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신'이라 하지만 평소에 그것에 대한 무지의 두려움이나 경외심을 가지는 그런 존재라기보다는, 그저 만물에 각기 깃들어 있어 주변에 흔한 존재로 봄이 적절하다. 그리고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는 기는 스스로 주체가 될 수 없으니, 그것의 주인을 찾아내어 명칭을 부여함이 필요하다. 바로 '신(神)'이다.

적선지가(積善之家) 필유여경(必有餘慶)

‘남을 위하여 선행을 많이 한 집안에는 반드시 경사스러운 일이 넘친다.’라는 격언이다. 풍수사(風水師)들은 예외 없이 권선징악(勸善懲惡)의 철학을 강조한다. “명당을 얻으려면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 또는 “부자는 그 부(富)를 지키거나 더 많은 부를 쌓기 위한 비행(卑行)으로 죄가 쌓여 3대를 지탱하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다.

간산을 하기 전, 필자는 살펴 볼 산소의 집안 내력과 그 사람 생시의 행적을 살피기도 하는 바, 과거의 어떤 세도가가 권력을 얻고 지켜가는 과정에서 많은 악행을 행한 결과로서, 비록 돈과 권력으로 자리를 구하였으나 그곳의 혈(穴)을 점하지 못하고 엉뚱한 지점에 쓴 묘를 심심찮게 본다. 반면 지극한 효심이나 적선(積善)으로 뜻밖의 명당을 얻게 된 사연도 많이 보아 왔다. 이러한 현상이 우연히 그렇게 되었다고 하기에는 사례가 매우 많으니, 필자도 권선징악의 철학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대다수 풍수사는 권선징악의 영향을 주는 주역을 선대 조상이라고 설명하여 효를 부각시키나, 그러기에는 귀(鬼)가 너무 나약하니 이치에 맞지 않는다. 또한, 혹자는 종교 신의 작용이라고 하지만, 그 신은 개인 간의 '카르마'에 관여하지도 않는다. 우리가 육안으로 보지는 못하지만, 타인에 대한 선행은 좋은 인업(人業)으로서 그 망자의 기체에 머물러 있을 것이고, 악행을 당한 사람들의 원망과 살기는 또한 그에 합당한 업(業)과 살(殺)이 되어 사후에도 악행자의 기운 속에 계속 남아 있다.

길흉화복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 자연신은 이런 기운을 담은 신(=鬼)을 당연히 차별하여 자기와의 동화(同化)를 해도 될 대상인지 선택하려 할 것이다. 또한 신계(神界)의 다양함으로 보면, 우리들의 귀에 익은 '산신령'이 권선징악의 집행자가 될 수 도 있다.


지금까지의 사항을 종합하면, 기존 상식에 관하여 적지 않은 의혹이 일어나리라 본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의 사후 모습, 무엇보다 진정한 조상신은 누구이며 그와 관련된 효의 기준, '무엇과의 감응으로 자손이 발복하는가?', '앞으로의 바람직한 장례문화는?' 이라는 여러 질문이 떠오르리라 본다. 지금까지의 혼란스러움을 명확히 정리하려면, 중세 후기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필요하다. 즉, 인간 중심의 판단 기준을 과감히 교정하여야 한다고 본다.

어느 분야의 선구(先驅)적 이론은 항상 희생과 수고 그리고 비난이 따르기도 하지만, 사회가 한 단계 발전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때로는 어떤 특정 이해 집단의 격렬한 저항으로 그 이론은 적지 않은 세월동안 다시 수면 밑으로 가라앉기도 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