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신(緣神)감응론

장례에서의 넛지(연신감응론 6)

풍수명인 2010. 6. 7. 11:41
2010년 02월 01일 (월)

이제까지의 분야와는 별개로, 사람의 건강을 해치고 또 음택에서도 해악을 일으키는 수맥파(水脈波) 또는 지전류(地電流)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표(地表)나 지하 수 미터를 흐르는 건수(乾水; 평시에는 마른 상태이나 비가 오면 땅 위 또는 얕은 깊이로 흐르는 물)는 지하 수십 미터를 흐르는 수맥과는 구별된다.

수맥파와 지전류

수맥은 장마철은 물론 갈수기(渴水期)에도 흐르며 파(波)를 발생하는데, 그 파는 생체 리듬을 교란시켜 건강에 지장을 주고 구조물을 파괴하려는 속성으로 집터나 산소자리를 정할 때 그 흐르는 지점을 피하게 된다. 이는 기나 물체와 다른 순수한 파동으로서 신의 개념은 아니다.

지전류는 지표 부근을 흐르는 전류로서, 이에 장시간 노출되면 암 등 각종 질병이 생기는 해로운 것으로 역시 기피 대상이다. 수맥파를 피하기도 어렵지만 지전류는 지표 4 ~ 5미터 간격마다 바둑판 모양의 격자형으로 흐르고 있어, 이를 피하여 자리를 잡을 수 있다면 이미 절반은 성공했다고 표현할 만큼 장소 선별이 쉽지 않다.

납골(納骨)과 자연장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사람과의 기 감응을 하는 실체가 바뀜에 따라 장사(葬事) 방식을 선택하는 폭이 넓어졌다. 화장 후 분골(粉骨; 뼈를 곱게 갈아서 가루로 만듬)하여 적당한 장소에 흩어 뿌리는 방법이 무득무실(無得無失)로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나 풍습이나 정서상 집안 내의 합의가 어려운 이유로 이를 절충하는 방법으로, 돌로 만든 납골당에 골분(骨粉)이 담긴 용기를 안치하는 장법을 선호하여 왔다.

그런데 납골 등의 장법은 결로 현상에 취약하여, 기계를 이용하여 강제 제습을 하지 않는 한, 시간이 지날수록 불결한 환경으로 변하는 문제, 납골당 시설이 어느 산골짜기에 하나만 만들어진다 해도 그 일대의 전체 미관을 해친다는 사실, 그리고 비용면에서 그 설치 액수가 상당하다는 단점이 있다.

참고로, 현재까지 선호하는 봉분형 산소는 봉분 표면에서 유골까지의 흙 깊이가 1.5 미터 이상으로 우리나라 기후로 볼 때 한서(寒暑)의 차이에 영향을 받지 않는 구조이다. 선인들의 지혜로 여름에 무더워 습기 차고 추운 겨울에 결로(結露)되는 현상을 극복하였다는 점이 구태여 말하자면 봉분형 산소의 장점이다.


   

근래에 ‘자연장(정원장)’ 장법이 고안되어 일부 호응을 얻고 있는데 필자도 이 장법을 추천하고 있다. 종래에는 봉분 하나나 둘을 조성하는 데 상당한 면적의 자연훼손을 할 수밖에 없었으나, 자연장은 봉분형의 한 귀퉁이 작은 땅의 규모에도 수십 기를 안치할 수 있어 대단히 효율적이다. 자연장의 방법은 몇 가지가 있는데,


먼저, 가로세로 각 30 ~ 50 센티미터의 넓이와 0.5 미터의 깊이로 땅을 판 후, ‘화장한 분골’과 ‘파낸 흙’을 잘 섞은 후 다시 메워 자연에 속히 친화되도록 하는 방법으로, 대단히 효율적이라 할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화장한 후의 분골을 한지에 싸고 적절한 크기의 대나무 용기(죽공예 함, 통기성 좋음)에 넣은 후 땅을 가로세로 각 30 ~ 50 센티미터 넓이와 깊이 0.5 ~ 0.7 미터 정도 파낸 후 안치하는 방법으로 지기(地氣)도 잘 받고 결로 현상이 없으며, 유실의 염려도 없어 만약을 대비하기에 좋은 장법이다.

다른 방법으로, 화장한 유골을 분골하지 않으면 크기가 밤톨보다 좀 큰데 그중 크게 남아 있는 것을 좀 더 작게 나눈 후 천연 재질의 용기에 담아 위와 같은 방법으로 좀 더 크게 땅을 판 후 안치하는데, 유골 사이의 통기성을 극대화하여 결로 현상을 극복할 수 있으나 부피가 좀 커지는 단점이 있다. 

위의 장법 중 형편에 맞게 선택하여 안치하고 나서는, 망자의 성명 등을 석판에 새겨 각각 위치의 지면에 깔아 놓거나, 표지석 하나에 집단으로 성명, 사망일 등을 새겨 세우면 된다. 이어서 기존 석판에서 30 센티미터를 띄우고 새로이 매장하는 식으로 차례차례 격자형 가족묘를 조성해 나가면 된다. 물론 표시물을 전혀 세우지 않아도 되는 선택이 있다.

최근 권장되고 있는 ‘수목장‘은 얼핏 자연과 어울리고 환경보호에 어긋나지 않는 듯하여 인기를 얻고 있으나, 땅의 활용에 있어 효율성이 떨어진다. 무엇보다 기의 측면에서 조상의 유골을 나무와 동화시키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을 가져오며, 또한, 그것을 자연으로 되돌리려는 애초 의도와는 동떨어진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기로 이루어진 신계는 서로 섞임이 쉽다는 점을 유의해야 된다. 예컨대 ‘담배연기와 안개’가 자유롭게 섞이는 상상을 하면 된다. 또한, 우리도 그 세계에 속해 있지만, 물질이 개입되어 상호 간의 섞임이나 변형이 경직되고 자유스럽지 못할 뿐이다.

묘역 선정

자연장법은 가로세로 각각 3미터 정도의 면적만으로도 10여 기의 조상의 유골을 안치할 수 있다. 잔디를 식재하는 면적도 극히 작으니 벌초 걱정을 할 필요도 없다. 양지 바른 곳이면 더 좋고, 깊은 산중이나 식수를 해결하지 못하여 주거용도로 쓰지 못하는 장소 중에서 혹 혈자리가 있다면 여러 조상의 유골을 모시니 그 발복이 상당하다 하겠다.

여기에서 다시 암시하는 바, 이제까지는 하나 또는 둘의 유골이 수백 년 동안 혈자리를 차지하여 왔으나, 이후로는 좋은 자리를 산소로 조성함을 지양하고, 비단 당대의 식구들뿐만이 아닌 여러 후손이 대대로 좋은 생기를 받고 살 수 있게, 양택으로서의 이용을 먼저 생각하였으면 하는 ‘넛지’다.

다만, 수맥파나 지전류를 피하여 자리를 정함이 좋다. ‘흉지’의 경우, 온전한 유골 상태에서는 자손에게 그 길흉에 영향을 주는 범위가 넓지만 분골된 상태로는 그 영역이 음택의 범위만큼 감소한다. 여하튼 ‘이장을 해달라는 요구’가 오랜 세월 계속될 것이므로 흉지를 피하여 조성함이 바람직하다.

연재를 마치며

‘보이지 않는 분야도 마찬가지로 사람을 위하여 존재하겠지!’ 하고 미루어 짐작하는 인간의 판단기준은 어찌 보면 우매함의 극치를 달린다. 차라리 동물들은 모르는 세계에 대한 두려움과 최소한의 조심성은 가지고 있다.

이제는 우리 주변을 보는 시각을 달리하여야 한다. 움직이지 않으니 생명력이 없는 존재가 아닌, 기의 작용을 하는 유기체로서의 자연에 겸손하게 예의를 갖춰 대하여야 한다. 또한, 인간의 우월감을 털어 버리고 자연을 이용함에 고마운 마음을 지녀야 한다. 그리고 환경오염과 그 훼손은 최소한도에 그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돈 주고 살수 있는 것은 물질뿐이니 보이지 않는 것까지 화폐로 살 수는 없는 이치이다. 만물에 깃들어 있는 기는 잠시 빌려서 사용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