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신(緣神)감응론

동기감응론의 한계(연신감응론 1)

풍수명인 2010. 6. 7. 11:59
2009년 12월 28일 (월)

아무개 지관이 혈자리를 잘 점하고, 어느 누가 선친 묘를 쓴 후 대단한 발복이 있었으며, 어떠한 곳은 흉지라는 사실 등이 변함없이 수천 년을 내려오는 우리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풍수에서 고수해 온 범주를 넘어서는 더욱 더 근본적이고 폭넓은 분야를 끌어들이는 용기와 유연한 사고가 필요한 때이다. 부분보다는 전체를, 그리고 더 깊은 근원을 알면 항상 만사형통이기 때문이다.

기(氣)에 대한 이해, 풍수에서 경전처럼 전해내려 오는 동기감응론(同氣感應論)과 기타 감응론의 한계, 기를 운용하는 실체, 그에 따른 새로운 이론 정립의 필요성, 연신감응설(緣神感應說) 그리고 앞으로의 바람직한 장례문화에 대하여 자유분방하게 기술하기로 한다. 사실은 이러한 이론이 풍수지리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과 동시에 세상의 광범위한 분야에도 당연히 적용되어야 하니, 그 의미의 중요성을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다.


기(氣)에 대하여
 

풍수지리에서는 이를 생기(生氣)와 응기(應氣)로 크게 나누고 있다. 생기란 땅속을 흐르며 만물을 생성하는 일종의 기운이고, 진행하다가 일정한 조건의 지형을 만나서 흐름을 멈추고 뭉친 곳을 혈(穴)이라 한다. 지하를 흐르니 산소 자리를 칭하는 음택(陰宅)에서의 주 관심사이다. 응기란 물체와 물체, 산과 산 사이의 공중을 통하여 서로 주고받는 기운으로서 길하기도 하고 또 어떤 것은 흉하기도 한 기운이다. 음택과 사람들이 거하는 곳인 양택(陽宅) 모두에서 다루고 있다.

 

   
▲ 전문기관의 검증을 거친 사진으로, 2003년 필자의 선친 장례 중 하관할 때 땅속으로부터 분출되는 생기가 햇살에 투시되며 촬영됐다. 지금까지 생기의 촬영에 성공한 예가 없어 매우 희귀한 장면이다.


우리 주변의 기의 종류는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고 다양하다. 한마디로, 물체나 생명체마다 각기 고유의 기를 발산한다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또한, 물체나 기들 상호간의 작용도 무척 다양하다 하겠다. 이를 생기와 응기로 단순히 나누어 그 감응과 영향에 대하여 이야기함은 너무도 막연하다.
 

그래서
어느 특정 지형이나 지점에 영향을 미치는 기들을 분석하고 평가함을 칭하여 연기론(緣氣論)이라 함이 적절하다. 다양하고 수많은 기를 포함하나 세분화하지 못하는 생기론이나 응기론이 아닌 특정 범위의 연관된 기운만을 풍수지리의 대상으로 한다는 의미이다.


참고로, 동양철학에서는 기를 어느 곳이든 없는 곳이 없는 무소부재(無所不在)한 것으로, 새로 생기지도 없어지지도 않는 불생불멸(不生不滅)이요, 시작도 끝도 없는 무시무종(無始無終)의 존재로, 불변형질(不變形質)이다라고 수천 년 전에 정의하고 있다. 또한, 기는 에너지이며 우주의 본원(本源)이라고 한다. 기 자체 또는 그 상호작용의 다양함을 의미 있게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동기감응이라 함은?

특정한 기를 가진 대상의 진동이나 파장이 어떠한 수단과 경로로 같은 기를 가진 다른 대상에게 전달되는가에 관한 물음이다. 현대의 과학에서는 이를 파장이론 즉 공명(共鳴)현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어떤 물체에 충격을 주면 그 물체가 진동하게 되는 데 이를 "강제진동"이라 하고, 또한 특정 물체가 진동할 때 그에 해당하는 특유의 진동수와 음을 내며 진동하는데 이 특유의 진동수를 ‘고유진동수’라고 한다. 강제진동수가 그 물체의 고유진동수와 일치하면 진폭이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공명'이라고 한다. 강제진동시키는 소리굽쇠와 옆의 소리굽쇠의 고유진동수가 같은 경우 강제진동시키지 않은 다른 한쪽이 따라서 진동을 하는 원리이다.

공명의 예로서, 방송을 듣기 위해서 전파의 진동수와 라디오 동조회로의 진동수를 일치시키는 라디오의 주파수 선국(選局), 물 분자의 고유진동수와 같은 파장을 일으켜 음식물 속 물 분자의 공명현상을 유발하고 그 마찰열로 조리하는 전자레인지 그리고 여러 소리를 내는 각종 악기 등이 대표적이다.

특이한 예로서, 1831년 영국의 캘버리 부대가 맨체스터 근교의 한 육교 위를 지나갈 때 부대의 행진 박자가 다리의 고유진동수와 일치하여 다리가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하였으며, 이일 후로 군대가 다리 위를 지날 때는 박자를 맞추지 않는다 한다. 1940년에는 당시 신공법인 현수교로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라고 격찬했던 워싱턴주의 타코마 다리가 개통 후 불과 4개월 만에 산들바람과 공명을 일으켜서 붕괴하는 사고가 있었는데, 작은 바람이지만 다리의 자연진동수와 같은 진동수로 불어오니 공명이 발생하였고, 지속되는 바람으로 진폭이 점점 커지며 붕괴한 것이다.

흔히들 이러한 공명현상을 조상 유골과 자손의 동일 유전자 감응으로 연관지어 설명하는 예가 많다. 얼핏 이론적으로 무리가 없어 보이니, 대다수의 풍수 연구가들이 이에 따라 전면적인 반론도 제기하지 않아 왔다. 다만, 이 이론을 일부 보완하려는 연구 결과를 근래에 일각에서 발표하고 있을 뿐이다.

동기감응론의 유래와 그 한계
 

 

 

 

1800년 전 동진(東晉) 사람 곽박(郭璞) 경순(景純)은 풍수의 비조(鼻祖) 또는 종사(宗師)로서 풍수지리의 기초를 확립한 바, 금낭경(錦囊經)을 쓰며 첫머리에 “장사(葬事)는 생기를 받는 것이다. 생기는 땅속으로 흐른다. 사람은 부모로부터 몸을 받았기 때문에 부모의 유골이 생기를 얻으면 자식은 음덕(蔭德)을 받는다. 기(氣)가 감응하면 길흉화복이 자식에게 미치는데 이는 동산서붕(銅山西崩) 영종동응(靈鐘東應)하는 이치와 같다.” 라고 적고 있다.

한(漢)나라 미앙궁에서 어느 날 저녁 아무런 이유 없이 종이 스스로 울렸다. 한무제(漢武帝)가 의아해하며 지혜가 많은 동방삭(東方朔/BC 154-BC 93년)에게 그 연유를 물으니 “필시 서촉(西蜀)의 구리 광산이 붕괴하였을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얼마 후 서촉 땅의 동산(銅山)이 무너졌다는 소식을 전령이 전했다. 시기를 헤아려보니 바로 미앙궁에서 종이 스스로 울던 그때였다.

한무제가 놀라 어떻게 그 일을 알았느냐고 물으니 동방삭이 대답하기를 “서촉의 동산(銅山)과 그곳에서 나는 구리로 만든 영종(靈鍾)이 서로 같은 기 감응을 하기 때문에 어미 산이 무너지자 그 자식이 애통해하여 스스로 울린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황제가 “미물도 그러할 진데 하물며 사람에게 있어서는 어떠하겠는가? 부모의 유해가 동기(同氣)인 자손에게 영향을 주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라고 하였다. 라는 <장경>의 기록이 있다. 이 고사(故事)를 시초로 동기감응설이 전래하였다.

현대 과학에 의한 신속한 통신수단이나 교통, 그리고 누적된 사례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인문사회 내지는 통계적인 연구 방법은, 과거에 미처 규명치 못했거나 명쾌하게 결론 내지 못한 사건들을 분석 가능하게 한다.

그 결과, 이 동기감응론의 여러 한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둘 중 하나가 망자(亡者)인 부부(夫婦), 양부모(養父母)와 양자녀, 시댁 조상과 며느리, 스승과 제자, 화장한 유골과 그 자손 등 서로 유전인자가 같지 않은 관계에서 기 감응으로 발복이 이루어지는 사례에 대한 설명이 이 이론으로는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광의의 동기감응설’ 또는 ‘유사 동기감응론’ 등 명칭을 바꾸거나 이론 자체를 보완 내지는 수정하는 주장들이 궁여지책으로 나타나고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