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신(緣神)감응론

풍수에서의 기감응(연신감응론 서언)

풍수명인 2010. 7. 22. 12:12

동기감응에 대한 풍수 고서의 기록을 보면, <청오경>에서 “우주 음양의 기운을 지닌 사람이 죽는 것은 생시의 현상을 떠나서 본체로 회귀하는 것이다. 정신은 신의 나라로, 그리고 뼈는 본래의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므로 만약 그 뼈가 吉氣와 감응하면 그 뼈의 연장

자손에게 복이 미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금낭경>에서는 “풍수법이란 천지의 생기, 땅속의 생기, 해골의 생기를 합쳐 하나로 만들어서 자손들이
해골을 매개로 하여 천지의 생기를 입어 행복하게 되고자 하는 利用厚生의 기술이다."
또한, "
장사(葬事)는 생기를 받는 것이다. 생기는 땅속으로 흐른다. 사람은 부모로부터 몸을 받았기 때문에 부모의 유골이 생기를 얻으면 자식은 음덕(蔭德)을 받는다. 기(氣)가 감응하면 길흉화복이 자식에게 미치는데 이는 동산서붕(銅山西崩) 영종동응(靈鐘東應)의 이치와 같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수천 년을 금과옥조처럼 전해 내려온 이 기감응이론을 분석하고 비판함은, 오늘날 풍수의 전반 이론과 현상들이 모호하고 미신시 됨을 타파하는데 첫걸음이자 필수불가결한 절차라고 하겠다. 첫째, 앞의 내용에서는 기가 자손에게 전달되는 구체적 과정(메커니즘)을 제시하지 못하였으며, 둘째, 기를 운용하는 주체에 대하여 파악하지 못하여 마치 기 자체가 스스로 판단하고 이동하며 감응하는 듯한 추측을 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같은 피(유전자)를 가진
혈족관계 이외에는 기감응현상을 설명하지 못하는 점이다. 즉, 둘 중 하나가 망자(亡者)인 부부(夫婦), 양부모(養父母)와 양자녀, 시댁 조상과 며느리, 스승과 제자, 화장한 유골과 그 자손, 초혼묘, 가묘, 양택의 경우 등에 있어서 기감응현상을 규명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기감응(전달) 수단은 '생각(念) 또는 느낌'이다. 또한, 기를 운용하는 주체를 '神'이라고 칭하고자 한다. “만물은 기로 이루어져 있다.” 신의 몸체는 氣로 이루어져 있으니, 만물에는 물질 고유 모습의 신(氣體)이 있다. 사람신, 동토신, 산신, 나무신 등 흔한 만물형상이다. 물질과 달리 氣는 자유도가 높다. 분리와 혼합이 쉽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기의 세계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다양한 현상이 일어난다. 

그러하니, 풍수에서의 기감응(전달) 주체도 단순하지 않다. 대체로 명당 혈에 묻힌 경우 체백()을 연결고리로 한 그곳의 자연신(산신) 또는 터신, 흉지의 경우는 그 체백 자체(신), 양택의 경우는 그곳의 자연(터)신 등 기 (신)의 세계는 물질계보다 훨씬 복잡/다양하다. 하지만, 어쨌든 만물(자연)에 속해 있는 수많은 신 가운데 해당 인간(자손)과 연관된 신(들)이 감응하니 연신감응설(緣神感應設)이라 한다. 연관된 신이 주변 정보와 상황을 느끼고 생각(念)하는 단계에서 사람과 감응한다. 텔레파시와 같은 메커니즘이다.

인간중심주의는 기(신)의 세계를 사람 위주로 추측하고 판단하며 이론을 전개한다. 중세에 '감히 인간이 사는 지구가 태양을 돌 수 없다. 태양이 지구를 돌 뿐이다.'라는 천동설이 오판이었음을 밝히는데 수백 년 동안의 사회적 낭비를 치른 바 있다. 인간우월주의 '미지의 세계에서도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다.'라는 소름 돋는 사고를 하도록 하니 풍수에서 기감응론의 연구발전에 커다란 장애가 되고 있다.

다음으로, 과학만능주의 즉, 과학의 경직성, 배타성과 후진성은 기와 신계에 대한 연구를 ‘귀신타령’이라는 등 철저하게 외면하게 한다. 신이란 흔하게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만물과 같은 그런 존재일 뿐이다. 鬼, 靈魂, 神, 魂, 魄 또는 魂魄 ...,  아직 용어조차 통일되지 않아 혼란스러우니 더는 한 치 앞도 전진하지 못한다. 그래서 만물의 기를 운용하는 주체를 '神'이라 한다. 동토신, 산신, 사람신, 나무신...

또한, 물질계보다 훨씬 복잡한 기(신)계의 다양성은, 물질계 기준에 따른 기감응 현상규명과 이론 정립을 대단히 어렵게 한다. 달리 말하면, 물질의 잣대를 훨씬 복잡한 기의 세계에 들이댄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기(객체)와 그것을 넘어서는 신(주체)에 초점을 맞추어 기감응을 연구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