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신(緣神)감응론

연신(緣神)감응론 서언(동기감응론의 수정/발전 이론)

풍수명인 2010. 9. 4. 13:11

인류는 애초부터 성립할 수 없는 '정형화된 미래 이론'이라는 허구의 진리를 쫓느라 기나긴 세월을 허비했지 않나 싶다. 그 주된 원인은 미래와 미지의 영역을 현재의 지식으로 이해하려는 타성에 있다고 본다. 특히 근래의 세계적인 경제파동에 대처하는 각국의 정책이 무용지물처럼 느껴지니 말이다. 지난 7월 2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인 ‘버냉키’가 상원의 반기통화정책 보고에서 미국경제 전망을 한마디로 

“Unusual Uncertainty” 즉 ‘비정상적인 불확실성’

이라고 요약한 바 있다. 갈수록 세계화하고 다양성이 더하여짐에 따라 정형화된 이론과 전문가들의 예측이 실제 상황과 더 큰 괴리를 만들고 있다. 더구나 앞으로는 가시적인 분야보다 보이지 않는 영역의 탐구가 숙명적인 난제로 남아 있다. 그렇다면 어떠한 기준에 따라 미래에 대처해야 하는가? 애석하게도 정형화된 해답이 역시 없다는 점이다.

철저하게 ‘비정상적인 불확실성’ 속에서 장래에 대하여 대처할 이론을 정형화하려는 수고보다는, 미리 정한 어떠한 룰도 없는 상황에서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잘 헤쳐 나아가는 유연성과 적응력을 키움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즉, 과거의 공식을 돌이켜 현재와 미래에까지 적용하려는 예측시스템과는 결별을 고해야 한다고 생각해 본다. 이 점은 사회 전반에서 뿐만이 아니라 풍수지리 분야에서도 고려되어야 한다.

동기감응에 대한 풍수 고서의 기록을 보면,
<청오경>에서 “우주 음양의 기운을 지닌 사람이 죽는 것은 생시의 현상을 떠나서 본체로 회귀하는 것이다. 정신은 신의 나라로, 그리고 뼈는 본래의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므로 만약 그 뼈가 吉氣와 감응하면 그
뼈의 연장자손에게 복이 미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금낭경>에서는 “풍수법이란 천지의 생기, 땅속의 생기, 해골의 생기를 합쳐 하나로 만들어서 자손들이
해골을 매개로 하여 천지의 생기를 입어 행복하게 되고자 하는 利用厚生의 기술이다."
또한, "
장사(葬事)는 생기를 받는 것이다. 생기는 땅속으로 흐른다. 사람은 부모로부터 몸을 받았기 때문에 부모의 유골이 생기를 얻으면 자식은 음덕(蔭德)을 받는다. 기(氣)가 감응하면 길흉화복이 자식에게 미치는데 이는 동산서붕(銅山西崩) 영종동응(靈鐘東應)의 이치와 같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수천 년을 금과옥조처럼 전해 내려온 이 기감응이론을 분석하고 비판함은, 오늘날 풍수의 이론과 실상이 모호하고 비논리적이라고 평가 받음을 극복하는데 첫걸음이자 필수불가결한 절차라고 하겠다.첫째, 앞의 내용에서는 기가 자손에게 전달되는 구체적 과정(메커니즘)을 제시하지 못하였으며, 둘째, 기를 운용하는 주체에 대하여 파악하지 못하여 마치 기 자체가 스스로 판단하고 이동하며 감응하는 듯한 추측을 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같은 유전자를 가진
혈족관계 이외에는 기감응현상을 설명하지 못하는 점이다. 즉, 둘 중 하나가 망자(亡者)인 부부(夫婦), 양부모(養父母)와 양자녀, 시댁 조상과 며느리, 스승과 제자, 화장한 유골과 그 자손, 초혼묘, 가묘, 양택 등에 있어서 기감응현상을 규명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기감응(전달) 수단은 '생각(念) 또는 느낌'이다. 또한, 기를 운용하는 주체를 '神'이라고 칭하고자 한다. “만물은 기로 이루어져 있다.” 신의 몸체는 氣로 이루어져 있으니, 만물에는 물질 고유 모습의 신(氣體)이 있다. 사람신, 동토신, 산신, 나무신 등 흔한 만물형상이다. 물질과 달리 氣는 자유도가 높다. 분리와 혼합도 쉽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기의 세계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다양한 현상이 일어난다. 

그러하니, 풍수에서 기의 주체도 단순하지 않다. 대체로 명당 혈에서는 체백()을 연결고리로 한 그곳의 자연신(산신), 흉지의 경우는 그 체백 자체(신), 양택에서는 그곳의 자연(터)신 등 기 (신)의 세계는 물질계보다 훨씬 복잡/다양하다. 하지만, 어쨌든 만물(자연)에 속해 있는 수많은 신 가운데 해당 인간(자손)과 연관된 신(들)이 기를 운용하여 감응하니 연신감응설(緣神感應設)이라 한다. 연관된 신이 주변 정보와 상황을 느끼고 생각(念)하는 단계에서 사람과 감응한다. 텔레파시와 같은 메커니즘이다.

인간중심주의는 기의 세계를 사람 위주로 추측하고 판단하며 이론을 전개한다. 중세에 '감히 인간이 사는 지구가 태양을 돌 수 없다. 태양이 지구를 돌 뿐이다.'라는 천동설이 오판이었음을 밝히는데 수백 년 동안의 사회적 낭비를 치른 바 있다. 인간 우월주의 '미지의 세계에서도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다.'라는 소름 돋는 사고를 하니 풍수에서 기감응론의 연구발전에 커다란 장애가 되고 있다.

다음으로, 과학 만능주의 즉, 과학의 경직성, 배타성과 후진성은 기와 신계에 대한 연구를 ‘귀신 타령’이라는 등 철저하게 외면하게 한다. 신이란 흔하게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만물과 같은 그런 존재일 뿐이다. 鬼, 靈魂, 神, 魂, 魄 또는 魂魄 ...,  아직 용어조차 통일되지 않아 혼란스러우니 더는 한 치 앞도 전진하지 못한다. 그래서 만물의 기를 운용하는 주체를 '神'이라 한다. 동토신, 산신, 사람신, 나무신...

또한, 물질계보다 훨씬 복잡한 기(신)계의 다양성은, 물질계 기준에 따른 기감응 현상 규명과 이론 정립을 대단히 어렵게 한다. 달리 말하면, 물질의 잣대를 훨씬 복잡한 기의 세계에 들이댄다는 의미이다. 예로써, 산업계의 디자인 분야에서는 어떤 모양의 물체가 양질의 기를 발산하여 대중에게 좋은 이미지를 전달하는지가 주 관심사일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풍수에서도 어떤 지형이 사람에게 이로운 또는 해로운 기를 발산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두 분야 모두에서 모양이나 물형을 중요한 정보로 취급한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객체이니, 
앞으로는 기와 그 주체에 초점을 맞추는 감응현상 연구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그 분야는 현재의 수준에서는 미지의 세계이니 정형화가 불가능한 영역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우선 기를 운용하는 존재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여유로움으로 그 분야에 다가서는 유연성과 적응력이 절실하다. 그리고 종국에는, 기(객체)를 운용하는 '신(주체)'에 초점을 맞추어 기감응을 연구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