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천을 보는 시각론

산천을 보는 시각론 (1)

풍수명인 2012. 5. 15. 21:53

산천을 파악하고 자리(혈)를 찾는 접근 방법이 여러 가지이고 그 결과가 다양하다 보니 풍수지리 안갯속을 헤매 듯 모호하고 신빙성이 없다고 치부하기도 한다. 거의 모든 만사가 완전함이 없이 서로 진위와 정당성을 다투고 있듯이, 수천 년 동안 누적되고 이론화된 풍수지리 지식도 상호 다툼이 있을 수밖에 없다. 

 

어느 방법이든 완벽하지 못하고 흠이 있는 이유가 그것이 보편화되는 과정에서 본질을 이탈하고 꾸밈으로 왜곡시킨 결과이다.

 

이제까지 산천을 파악하고 혈처를 찾는 방법은 크게 나눠 물형론(物形論), 형기론(形氣論), 이기론(理氣論)이 있고, 각 이론이 서로 보완관계임과 동시에 상충하는 주장이기도 하다. 각각에 대하여 살피고 그 한계와 모순을 이끌어내는 과정이, 자연과 교감하는 이상적인 시각을 정립(正立)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리라고 본다.

 

1. 물형론

 

가.물형론의 원리

 

<장경>의 내용에 ‘土形氣行 物因以生 - 땅은 사람, 짐승, 곤충 모양 등 무수한 형체를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여러 가지 모양을 이룬 땅속을 기가 흐르면서 만물을 생성시키는 역할을 한다.’라고 하였으며, <설심부>에서도 ‘物以類推 穴由形取 - 사물의 유형으로 땅을 헤아리고, 형체에 연유하여 혈을 찾는다.’라고 하여, 물형을 토대로 땅을 보는 방법을 설명하였다. 

 

                      잉어                                      

 

풍수연구가들의 물형론은 ‘산천의 겉모양과 그 속에 내재한 정기(精氣)는 서로 통한다.’라는 가설에 기초한다. 즉 땅속에 내재한 기운에 따라 산천의 모양이 생겨났다고 보았으니, 애초에는 물형론이 만물에 담긴 기의 중요성을 간파한 훌륭한 토대에서 출발하였다.

 

목마른 용이 물을 마시는 형상(渴龍飮水形),

옥녀가 잔 올리는 형상(玉女獻杯形),

봉황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형상(飛鳳形),

꽃을 찾는 벌의 형상(飛蜂探花形),

신령스러운 잉어가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형상(靈鯉逆水形),

피어나는 국화 형상(黃菊半開形),

등불이 하늘을 비추는 형상(掛燈照天形),

乃(내)자 모양으로 된 형국(乃字形) 등

 

물형론은 산과 주위의 형세를 사람, 동물, 곤충, 물고기, 꽃, 사물, 문자 등 만물의 형상으로 보는 방법론이다.

 

나. 물형론의 정혈법

 

산세를 어떠한 생명체나 사물에 비유하였으면 다음으로 기가 뭉친 부위를 찾는 심혈법(尋穴法: 혈이 있을만한 곳을 찾는 방법)의 단계가 있다. 앞에 든 예에서

 

목마른 용이 물을 마시는 형상이면 ‘용의 입’,

옥녀가 잔 올리는 형상이면 ‘잔’,

꽃을 찾는 벌의 형상에서는 ‘벌의 눈’,

피어나는 국화 형상이면 ‘꽃의 중심’,

등불이 하늘을 비추는 형상에서는 ‘불꽃’에 해당하는 곳을

 

기가 집중된 혈처로 본다. 즉 물형에서 힘을 모으는 곳이나 정신을 집중하고 긴장한 곳을 핵심처로 간주하여 심혈하고 그 길흉화복을 예단한다.

 

                       꽃과 벌

 

또한, 물형의 길흉을 해석하는 예로는, 누운 소 형상의 와우형(臥牛形)은 배부르고 평화로운 성상(性狀)이니 살림이 풍성하고 집안이 두루 편안하며, 닭이 알을 품는 형국인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은 닭이 달걀을 부화시키듯이 후손이 번창할 것이라 하여 길격 명당이라 한다. 또 연꽃이 물 위에 떠 있는 형국으로 연화부수형(蓮花浮水形)은 물을 재물로 보아 큰 부자가 나는 대지라고 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