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이야기(칼럼)

'터' 의 길흉이 바뀐다

풍수명인 2010. 3. 19. 23:53
2009년 12월 16일 (수)
상암 일대의 지형을 결정적으로 바꾼 하늘공원과 노을공원

근래에 서울에서 가장 지형 변화가 심한 지역은 단연 상암동 일대이다. 난지도가 성토되어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이라는 거대한 산이 조성되었고, 2002년 월드컵 대회를 치르기 위한 대규모 축구경기장이 건설되었으며, 요즈음에는 상암 DMC(digital media city) 건설이 한창이다. 풍수적으로는 그만큼 빈부의 변화를 격렬하게 겪고 있다.

   
▲ 월드컵공원 ⓒ월드컵공원

상암동(上岩洞)의 동명은 수상리와 휴암리에서 각각 한 글자씩 합쳐서 만들어졌다. 1914년 경성부 연희면의 수상리, 구리동(舊里洞), 휴암리와 고양군 하도면 덕은리 일부(난지도)를 합하여 고양군 연희면 상암리로 하였다. 1949년 서울시로 편입되어 상암동이 되었다.

상암동을 이루고 있는 구석말은 귀리(歸里)의 구석에 있는 마을이라는 뜻인데 구리깨라고도 한다. 모로 돌아 한강가에 위치한 마을이라는 뜻이다. 물치는 물위치 수색(水色), 수상리(水上里), 수생리(水生里)라 하는데 수색동 앞 넓은 들 건넛마을을 말하며 장마 때면 한강물이 이곳 앞까지 오므로 붙여진 명칭이다. 압도(鴨島), 중초도(中草島)는 난지도(蘭芝島)라고 하는데 글자 그대로 난초와 지초로 어우러진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었다.

빈천(貧賤)과 풍요가 교차하던 상암

북한산에서 서울의 대명당을 만든 지맥 일부가 서진하여 서오릉을 작국(作局)하였다. 여기에서 다시 한강을 향하여 천전도수(穿田渡水)하다가 지금의 월드컵 경기장 서문 앞에 원형으로 용호가 감싸 만든 명당과 혈처에 단정하게 자리하였다. 이어서 팔을 뻗어 한강의 수기를 역으로 걷어 올리니, 이 수기는 재물을 의미한다.

중앙의 산(경기장 서문 앞)에 명당 혈이 있으나 현재는 주차장이다. 왼쪽 공터와 아파트 뒤쪽이 상암 DMC 조성 공사 중이고 오른쪽 아래가 하늘공원이다. 이 산의 이름은 매봉산으로, 상암 경기장을 향하여 개면하였다. 이 산이 감싸 안은 명당의 옛날 명칭은 ‘풀무터’로 쇠를 녹여 엽전을 주조하는, 지금의 조폐 공사 역할을 하였고 주차장의 혈처는 당시 세도가의 집터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또한, 최근에 조성된 하늘공원은 한강의 수기를 더욱 많이 받게 하니 풍요와 부가 더해짐이 예견된다.

   
▲ 노을공원 ⓒ월드컵공원

세상에서의 양면성이 풍수지리에서도 엄격하게 적용된다. 산줄기의 한쪽이 유정(有情)하여 부(富)나 귀(貴)를 논하게 되면, 그 반대쪽 터는 빈천할 수밖에 없다. 매봉산 동쪽의 풍요를 점검하였으니, 매봉산이 등 돌린 서쪽 골짜기는 유사 이래 서울의 모든 쓰레기가 쌓여 산을 이루는 버림 받은 땅이었다. 그 옛날에는 골짜기 상류에 자손이 없는 궁중 나인들의 무덤이 집단을 이루었다고 한다.

뒤바뀐 상암 일대의 풍수지리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은 상암 일대의 지형을 결정적으로 바꾸었다. 원래는 압도(鴨島)와 중초도(中草島)로 이루어진 일명 난지도(蘭芝島)였는데 비가 오면 잠기고 개이면 모습을 드러내는 나지막한 섬이었다. 풍수에서는 이를 나성(羅星)이라 하며 강물의 흐름을 느리게 하므로 재물에 이로운 길사(吉砂)로 본다.

이곳이 서울의 쓰레기 매립장이 되며 거대한 산을 이루었고, 그 탁하고 나쁜 기운이 꽤 오랜 세월 동안 정화되며 좋은 기를 발산하게 된 점, 또한 강변을 따라 튼튼한 도로가 조성됨은 버림받은 골짜기의 상류에서부터 흘러내린 물이 한강으로 직입수됨을 막아 지리의 흉함을 크게 보완하였다고 본다.

이러한 영향으로 이 골짜기에는 대단지 아파트와 상암 DMC가 건설되고 있어 부와 풍요가 고이는 곳으로 탈바꿈하였다고 생각된다. 또한, 풍수에서 양택을 논할 때 1,000호 이상이면 그 터의 길흉을 논하지 않는다. 자연적인 지형 위에 도로가 만들어짐과 건축을 위한 터의 평탄 작업 등은 물길을 개선하며, 나아가 그 지역의 운명을 개선시키는 효과로 나타난다. 이 또한 그 일대가 거침없이 개발되는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 일대의 버림받은 곳이 재물이 모이는 좋은 도시 터로 바뀌는 현상 뒤에는 우리가 간과하는 희생의 대가가 있음을 또한 헤아려 볼 수밖에 없다. 바로 서오릉을 출발한 지맥이 천전도수하는 지점에, 예의 상암 DMC의 초고층의 거대한 건물들의 기초 공사로 수십 미터 깊이의 지하 굴착 작업을 하니, 불과 수 미터의 지하를 흘러오는 생기 맥을 단절시킬 수밖에 없다는 점이 무척이나 안타까울 뿐이다. 꽤 잘 생긴 매봉산을 기가 흐르지 않는 껍데기 산으로 전락시키는 꼴이다.

이를 정리하면, 과거 조폐(造幣)를 하고 수년 전 월드컵 축제를 하던 풍요롭던 터가 그 지기를 빼앗기게 되고, 반면 빈천한 운명을 타고난 터가 개명(改命)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사람이 아닌 땅도 태어난 팔자를 고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바로 현대에 발달한 건설 장비와 기술이 이것을 가능하게 한다 결론에 도달한다.

앞으로 필자가 바라는 점은 도시 조성 초기 단계에서 양쪽 다 상생할 수 있는 설계, 즉 주요 기맥을 선 조사 후 해당 지상 부분을 도로 또는 녹지로 할애하여 그 손상을 피하고, 동시에 지리에 유리한 도시 개발이 되도록 하였으면 한다. 자연에 대한 송구함과 고마움이 교차하는 주유상암 후의 소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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