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이야기(칼럼)

풍수로 본 '행복도시'

풍수명인 2010. 3. 19. 23:57
2009년 12월 22일 (화)

 

 

세종시 Ⓒ네이버 지도

 

 


한 나라의 중요한 행정기능 도시를 자리 잡는 일은 백년대계로서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요즈음 핫이슈(hot issue)중 하나인 행복도시에 대한 풍수지리적인 고찰을 하였다. 왜냐하면 풍수적인 관점이 어떤 정치 논리나 인문사회적인 배려 등 한시적이고 인위적인 요소에 좌우되지 않는 평가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당시 신행정수도 후보지 평가에 있어 기본 5개 항목별로 평균 4개 정도의 총 20개의 세부기준을 두었다. 그 중 하나로서 ‘삶의 터전으로서 자연조건’에서 ‘배산임수(背山臨水)’라는 항목의 가중수치가 총 100점 중 1.12에 불과하여 풍수지리적인 고려가 너무도 미약했다.

처음의 신행정수도가 축소된 행복도시로 조정되었으나,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등 12개 부, 4개 처 그리고 국세청 등 모두 21개의 중앙 행정기관이 이전할 계획이다. 여전히 국가의 중추 행정 기능이 이전하게 되는 중요한 국사이다.

행복도시 선정 이유
 

충청남도 연기군 남면의 장남 평야에 세종시를 건설하게 된다면 그 일대의 진산(鎭山)은 해발 254미터의 원사봉이나 260미터의 전월산이 되겠다. 원사봉은 맹금류가 날개를 펴고 비상하려는 듯한 형상으로 그 앞의 국(局)을 잘 감싸는 모양이 풍수에서 길격이다. 북쪽의 조치원과 청주시 사이를 흘러 온 미호천과 대청호에서 대전시 북부를 거쳐 온 금강이 전월산의 좌측에서 합류하니 이 또한 길함이다. 그리고 평가항목인 배산임수의 조건을 갖추었다. 이러한 연유로 당시의 신행정수도 건설에 대하여, 일부 긍정적인 평가가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나 싶다.

지난 2004년에 앞서 말한 후보지 평가 결과를 확정 발표한 바, 연기·공주지구가 총점 88.96점을 받아 1위로서 신행정수도로 선정되었다. 2위인 80.37점을 받은 공주·논산보다도 월등한 호평을 받았다.

여기서 고려해야 될 점으로 기본 항목 5개를 합한 100점 만점 중 ‘국가균형발전효과’라는 항목에 과다하게 편중된 가중치 35.95를 배정하여 지리와 교통조건을 가장 중시하였다. 참고로, 여기에서 연기·공주지구는 31.85점을 득하였다.

풍수지리적인 검토

어느 한 지역을 풍수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으로, 그 지역을 관장하는 주산(主山)과 명당을 만든 용(龍), 주산 아래 몇 절을 거쳐 자리 잡는 혈(穴), 용과 혈을 제외한 그 지역의 주위에 있는 산(砂) 그리고 주변을 흐르는 물(水)의 형세를 살펴 그 길흉을 판단한다. 여기에서 혈은 주인 격이며, 용은 조상으로서의 근원이다. 또한, 사는 부인이나 부하직원 또는 거래처 등을 의미하고, 수는 재물을 뜻하니 지리를 모른다 해도 먼저 물길을 보고 부의 길흉을 살피도록 권장한다.

              ▲ 전월산 Ⓒ연기군청


원사봉이나 전월산은 장남 평야에 비하여 너무 미약하여, 마치 어린아이가 거구의 어른을 억지로 껴안으려는 듯 한 모습이다. 그러하니 좌우 용호가 광활한 평야를 포근히 감싸 주기에는 턱없이 미미하다. 백두대간의 속리산에서 분지맥(分支脈)한 한남금북정맥의 칠현산을 거쳐 금북정맥의 국사봉에서 갈라져 나온 지맥이 원사봉을 만들었다. 그 행룡(行龍)이 중요한 국가기관들이 자리할 지역을 만들기에는 심히 나약하다.

풍수에서는 상대적인 균형과 조화를 중시한다. 적어도 중중한 산맥이 배후를 든든하게 지원하는 형국이어야 한다. 원사봉이 날개를 펴고 장남 평야를 정면으로 개면(開面)하지 않고 전월산 쪽으로 다소 방향을 튼 점도 자리를 온전히 품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또한, 왼쪽으로 뻗어 자신보다 더 큰 전월산을 청룡으로 작국하였으니 하극상의 형세이고, 설상가상으로 전월산의 끝이 바깥으로 휘어져 배반하는 흉격이다. 장남 평야를 둘러싼 산세는 전반적으로 토막 지듯 끊어짐이 많고 산만함이 또한 길하지 못하다.

주인산의 규모가 왜소하니 혈 또한 그 규모가 작다. 그 혈처는 원사봉 아래 곡촌 마을 일대를 관장하는 정도의 규모이며 이에 상응하는 명당도 상대적으로 좁은 범위로 보인다.

장남 평야를 가로지르는 금강의 건너편은 계룡산 자락으로서 조산(山)에 해당된다. 주인산에 비하여 손님 또는 신하격인 조산이 너무 위압적이니 더욱 힘 한번 쓰지 못하는 국세이다. 관악산의 지기 때문에 신하들이 조정을 흔들고 나라가 외세에 시달렸다는 주장이 있으나 그보다 더 심각한 조산 형세이다. 장남 평야는 금강이 만들어 놓은 전형적인 퇴적 평야로 보인다. 따라서 변변한 산 줄기 하나 찾아보지 못하니 주인산의 책상(탁자)으로서의 안산(案山)이 아예 없다. 마치 주인이 탁자도 없이 위압적인 손님을 면전에서 대하는 형국이다.

마지막으로 재물로서의 수(水)를 논하자면, 금강 북쪽의 면적 즉 물이 힘없이 빠져나가는 넓이가 강 이남의 물이 들어오는 면적보다 두 배 정도 넓다. 그리고 전월산 뒤로부터 들어오는 물은 일순간이고 물 빠지는 수구 쪽을 향하여 오래도록 구부러짐도 없이 흘러가는 수세이다. 또한, 수구 쪽이 관쇄(關鎖)되지 못하고 넓고 허전하여 지속적인 재물 손실을 암시하고 있다. 현 서울의 국세를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요대수(腰帶水)로서의 한강과 이를 역으로 거슬러 흐르는 청계천이 장남 평야에 절실하게 필요하다 하겠다.

국토개발은 백년대계(百年大計)
 
행복도시 추진에 대한 풍수적 결론은, 한 마을의 뒷산으로서의 원사봉 역할만을 강조하고 싶으며, 여타 지리적 판단으로 제일 중요한 국가의 부강함에 정반대의 조건을 갖추었음에 도달한다.

지난 역사 속에서 우리는 선인(先人)들의 소중한 경험과 지혜의 보물들을 가지고 있다. 나라를 개국한 왕들이 도읍지를 정하기 위하여 얼마나 신중하게, 풍수 외적인 요인을 배제하고,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지리를 판단하고 검토하였는지를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관청이나 서원을 세우는, 크지 않은 일에도 좋은 터 잡기에 부족함이 없었음을 사적을 통하여 익히 배우고 있다.

수십 년 전 고속도로 건설을 시작할 때에도 경부선의 특정 구간을 시초로 하여 공사를 시행하고 나서 문제점을 검토하고, 다음 구간에 그것을 반영하는 신중함을 보였다. 근래의 단임제 대통령 체제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서, 국가적인 대계를 충분한 검토 과정이나 단계적인 추진 과정 없이 임기 내에 확정 짓거나 시작 내지는 완성하려는 조급함이 있어 씁쓸한 기분이다. 그 여파로 불과 몇 년 후에 국민이 갈등과 혼란을 겪고 국토가 곤욕을 치르고 있으니, 그 덕분에 우리의 역사는 역사(逆史)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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