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라트 산(Mount Ararat)
아라라트 산은 터키의 동쪽 끝, 이란과 아르메니아의 국경 부근에 있는 화산으로 서로 11㎞ 정도 떨어진 두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해발고도 5,185m의 대(大)아라라트 산은 터키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이며, 소(小)아라라트 산은 매끄럽고 가파른, 완벽한 원추형에 가까운 봉우리로 높이가 3,925m에 이른다. 두 봉우리 모두 화산이 분출하면서 생긴 것이며, 고대 홍수가 끝난 뒤 노아의 방주가 머물렀던 곳으로 전해진다.
아르메니아인들은 기원전 9세기부터 2800년 동안, 가장 오랜 역사와 정체성을 지켜온 민족으로 자신들이 노아의 홍수 이후 세상에 나타난 최초의 인종이라고 믿어 아라라트 산을 신성시하며 어머니의 산으로 여길 만큼 민족의 상징적인 산이다.
역사의 부침에 따라 터키의 영토로 편입된 먼 산을 바라보며 빼앗긴 아픔을 누르고 바라보기만 하는 간절함이 있다. 언젠가 그들이 아라라트의 품속에 안길 날을 고대하고 있다.
아르메니아인들의 이 산에 대한 애착이 대단해서 국가 국장(國章) 중앙에 새기고 있다.
구 소련 시절에 터키에서 아라라트 산을 아르메니아 공화국의 국장에서 빼라고 소련 측에 요구하자, 크렘린에서는 “터키의 상징은 초승달이지만, 그것이 달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건 아니잖소?”라고 대응한 기록이 있다.
구 소련은 아르메니아의 강한 민족주의를 부담스러워하며 아르메니아의 민족주의를 억누르고자 점령한 후 공산화하였고 아르메니아 민족의 영산인 아라라트 산을 터키에 넘겨주었으며 아르메니아 영토 일부를 떼어 아제르바이잔에게 할애하기까지 했다.
부근에는 쿠르드족이 많이 살고 있으며 그들도 이곳을 성지로 여기는데, 1927년 아라라트 공화국이란 나라를 이곳에 세웠다가 터키의 가혹한 탄압을 당하였다. 아라라트 공화국 국기에도 이 산이 들어가 있다. 이 때문에 이 산의 소유권을 두고 쿠르드족도 터키 못지않게 아르메니아를 적대한다.
결국 주변 여러 나라가 아라라트 산을 자국 영토에 편입하려는 치열한 대립의 역사를 쓰고 있다.
기독교를 국교로 하는 아르메니아와 이슬람 국가인 터키는 종교적 이유로 처음부터 불행의 단초가 되었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약 100년 전 1915년 오스만 터키는 반체제 인사라는 이유로 수백 명의 아르메니아인들을 체포하기 시작하여, 수십만 명의 아르메니아 남자들을 학살하였고 여자들과 노약자들은 시리아와 이라크의 사막으로 추방하는 등 아르메니아 민족의 말살을 시도하였다. 유럽의 통계로는 60만~150만 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유독 아르메니아 대학살이 서글픔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가해자는 이렇다 할 사과도 없고, 국제 사회의 여론도 약소국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고 있다.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소아병적인 모습이다.
삼열성운(Trifid Nebula)
가스와 먼지로 이루어진 삼열 성운은 궁수자리에서 5천4백 광년 떨어진 곳에 있다.
빨간부분은 발광성운, 파란 부분은 반사성운, 그리고 발광성운을 가로지르는 암흑대가 발광성운 부분을 세 부분으로 나누고 있다고 해서 삼열성운이라고 부른다.
지구와는 5,000광년 정도 떨어져 있으며, 밝은 대상이라 소구경 망원경으로도 확인이 가능한 궁수자리의 명작 대상 중 하나다. 천문학자들은 밝은 구름과 어두운 틈새에서 성숙 직전 단계인 별 30개와 아기별 120개가 새롭게 탄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늘의 별이 지상의 영웅으로 출생하듯이, 삼열 성운에서 태어나는 별들이 이곳에서도 출현하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경계를 허물고 주변 민족들을 화합으로 변화시키고, 거인 아라라트가 모두를 애틋하게 품어 안는 모정을 상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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