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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과 북한강의 도둑 쥐(賊鼠)

젊은 날 경춘선 기차를 타고 가다 보면 강촌역에 다다른다. 그때는 남녀가 떼 지어 포터블 전축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으며 모닥불을 에워싸고 놀던 시절이었는데, 당시 강촌유원지는 젊은 청춘들에게는 꽤 인기 있는 장소였다. 지금 들으면 당시 군사정권 시절 억눌린 한을 표출하던 스잔한 노래들이었다. 그 시절이 가끔 아련하게도 한 서린 웅얼거림으로 손짓하며 다시 돌아오라고 유혹한다. 이제는 종심(從心)이 목전인데도, 갈수만 있으면 그 젊은 날로 돌아가 모든 것과 어우러져 섞이고 싶은 욕망이 내 속에서 아지랑이 되어 피어오르곤 한다. '종심(從心)'이란 마음 가는 대로, 마음이 원하는 대로 하여도 어떤 규율이나 법도·제도·원리 등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행하든 일정한 법도가 있었다는 뜻..

독일의 풍수지리

2018년 8월 말 맹위를 떨치던 혹서의 끝을 뒤로하고 유럽 동부 지역의 풍수 탐방을 다녀왔다. 독일 마인강 유역의 프랑크푸르트 암마인과 베를린, 체코 프라하, 오스트리아 비엔나와 잘츠부르크의 모차르트 생가 및 외가, 헝가리의 도나우강 유역, 아드리아해에 면한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모스타르, 슬로베니아 일부 및 기타 동유럽 몇 군데를 눈여겨본 수준이었다. 비록 촉박한 스케줄에 쫒기며 수집한 개략적인 자료이지만, 그곳의 산야와 물줄기 식생 그리고 사람들의 생활상과 인성 등 풍수적인 느낌을 충실히 담아왔다. 독일의 농룡(壟龍)과 자연 독일의 지리를 소개하기 전에 먼저 필자의 2012년 2월 11일자 ‘프랑스의 농룡’이란 제목의 칼럼 내용을 소개하기로 한다. 『풍수지리에서는 땅이 굴곡하여 만들어진 산맥이나 구..

스위스의 체(體)와 용(用)

유럽의 주산(主山)인 알프스의 기슭에 있는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는 대부분 가파른 산맥 아래에 마을과 도시가 형성된 국가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알프스 산의 북서쪽에 스위스가, 그리고 북동쪽에 오스트리아가 자리하고 있으며, 면적은 둘을 비교하여 스위스가 반절 정도로 좁다는 차이점이 있다. 스위스는 주로 게르만 민족으로 구성된 인구 약 750만 명으로 국토면적이 41,290㎢로 좁은 데다 산이 많고 농경지가 적으며, 지하자원도 빈약한 국가이다. 그러나 1인당 국민소득이 약 56,700달러로 세계 상위수준이고, 풍부한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업과 안정된 자국 통화에 기초한 국제금융업 및 외국 자본의 피난처로서의 은행업 그리고 고부가를 창출하는 정밀기계, 화학과 제약업이 주된 산업이 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