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론 3

‘산천의 본디’를 보는 시각 (5)

가. 본디의 시각에서 본 각 이론의 한계 ‘본디’라는 말의 뜻을 사전에서는 ‘사물이 전하여 내려온 그 처음’, ‘ 복잡하고 다양한 모습으로 바뀌기 이전의 단순한 모습’으로 기록하고 있다. 또한, ‘사물의 본질이나 본바탕’이기도 하다. 그리고 풍수적 관점에서의 ‘원시반본(原始返本)’은 만물이 생겨난 때의 본 모습으로의 회귀이다. 따라서 본디로 돌아가 순수한 눈으로 자연을 보면 가려져 있던 산천이 본디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제까지 살펴본 세 이론 중, 은 자연의 겉모습만을 파악하는 한계를 가진다. 그것도 머릿속에 각인되거나 이미 명명한 몇 가지 형상의 틀에 산천의 모습을 꿰맞추는 수준이다. 그리고 산천을 우리와 같은 생생한 생명체로 보지 않고, 육안에 비친 형체와 그 속에 담긴 기운만을 추정하려는 태도가 그..

산천을 보는 시각론 (4)

3. 이기론 가. 이기론의 원리 앞에서 살펴본 물형론이나 형기론은 산의 형세나 흐름을 눈으로 보아 해석하고 그 길흉을 예단하는 반면, 이기론은 패철(佩鐵, 나경이라고도 함)을 이용하여 산천을 파악하니 패철론(佩鐵論)이고 양기(陽氣: 바람, 물, 빛)의 순환 궤도와 양을 측정하되 특히 물이 들고 나가는 방향을 중요시하여 혈을 찾는 득수론(得水論)이며, 혈의 길흉 판단에 좌향을 우선시하니 좌향론(坐向論)이다, 또한, 물형론이나 형기론은 보는 눈에 따라 각자의 주관이 개입할 가능성이 많아 모호하고 이론에 합치하지 않는 예외 현상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반면, 이기론은 상대적으로 명확한 논리체계를 가진 객관성이 높은 이론이라고 이기론자들은 주장한다. 어쨌든 형기론이 이분법적 접근 방법을 가졌다면, 이기론은 여러 ..

산천을 보는 시각론 (1)

산천을 파악하고 자리(혈)를 찾는 접근 방법이 여러 가지이고 그 결과가 다양하다 보니 풍수지리는 안갯속을 헤매 듯 모호하고 신빙성이 없다고 치부하기도 한다. 거의 모든 만사가 완전함이 없이 서로 진위와 정당성을 다투고 있듯이, 수천 년 동안 누적되고 이론화된 풍수지리 지식도 상호 다툼이 있을 수밖에 없다. 어느 방법이든 완벽하지 못하고 흠이 있는 이유가 그것이 보편화되는 과정에서 본질을 이탈하고 꾸밈으로 왜곡시킨 결과이다. 이제까지 산천을 파악하고 혈처를 찾는 방법은 크게 나눠 물형론(物形論), 형기론(形氣論), 이기론(理氣論)이 있고, 각 이론이 서로 보완관계임과 동시에 상충하는 주장이기도 하다. 각각에 대하여 살피고 그 한계와 모순을 이끌어내는 과정이, 자연과 교감하는 이상적인 시각을 정립(正立)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