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이야기(칼럼)

”풍수지리“ 정의와 대상

풍수명인 2022. 4. 25. 17:27

 

인류 역사가 상호 공생보다는 과잉 경쟁에 치우침에 따라 연구자마다 풍수지리를 

정의하는 관점의 차이가 있다.

 

* K 학자는 풍수란 음양오행설을 바탕으로 땅에 관한 이치를 설명하는 이론으로

바람(風)은 기후와 풍토, 물(水)은 물에 관한 모든 것을 가리킨다.

* c 교수는 풍수란 말 그대로 바람과 물이다. 바람이란 하늘의 생기이고, 물이란

땅의 생기이다. 그러므로 풍수란 하늘과 땅의 생기를 얻는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 R 학자는 풍수란 자연환경의 위치를 파악하여 살아 있을 때는 생활하는 장소를

결정하고, 죽어서는 육신을 묻을 보다 좋은 장소를 찾기 위한 방법론을 제시하는

학문이다.

* P 박사는 풍수란 인간이 살아가면서 우주 공간에 가득 차 있는 눈으로 볼 수

없는 기(氣)와 넓은 산천의 대지가 가지고 있는 기에서 좋은 감응을 받아 영원히

복록을 누리기 위한 목적적 논리이다. 인간의 주거 생활에서 자연조건들이 인간의

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므로, 인간은 이들 자연환경에 순응하면서 그들이 처한

위치에서 각각의 문화를 발전시키게 되었다.

풍수지리 역시 원시사회에서부터 체험적으로 터득한 자연의 다양성과 변화의

하나이다. 즉, 인간의 주거와 취락의 입지 선정에 대한 방법론이며, 또한 죽은

자의 길지(吉地) 선정 목적으로 땅이 가진 신비한 생명력을 믿고 이를 생활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관습의 하나이다.

* 일본의 M 학자는 풍수란 바람(風)과 물(水)로, 바람은 천후·기상의 주재자이고

물은 대지의 상징이다.  바람으로 또는 바람에 따라 토출(吐出)되는 하늘(天)의

기(氣)를 대지가 받아낸다. 바람이 주(主)이고 물은 종(從)이다. 이것이 곧 풍수이다.

 

결국 협의의 풍수지리란 바람이 적고(장풍) 낮은 곳(=물)을 만나야 한다는

뜻(藏風得水)이며, 광의로는 자연에 대한 공생 치유 비보로 자연의 기를 활용하여

사람 또는 집단의 운명을 개선함을 추구하는 학문이자 기법이다(開運學)라는

정의를 공통으로 내리고 있다.

 

‘풍수지리’ 네 글자의 의미

‘風’은 바람이고 氣體이며, 눈에 보이지 않는 ‘氣’의 하나이다.

‘水’는 일정한 모양이 없이 자유롭게 유동하는 液體이고,

‘地’는 흙이고 만물의 모태 역할을 하는 固體이다.

‘理‘란 기의 근원인 동시에 물(物)의 근본이다(性理學). 변하거나 소멸되지 않는

영속성이 있으니 생명의 씨앗인 동시에 氣와 物의 윤회 주체이다. 이를 달리

“精靈” 또는 “靈”이라고도 한다. 

 

즉, 만물은 기체(氣) 및 액체와 고체 상태(物)로, 그 근본인 ’理‘가 내재함으로써

만물의 이치를 뜻하며, 이것이 바로 풍수지리 글자의 의미이고 범위로 봐야 한다. 

 

서양은 존재에 대한 사고에 치중하였으나, 동양은 관계에 관한 사고를 많이 하였다.

따라서 앞에 소개한 풍수지리의 정의는 과학적 사고에 근거하여 風 水 地 사람 자연

기후 등 일정 부분에 대한 존재에 비중을 두었으나, 관계를 중시하는 동양적인

측면에서는 폭을 넓혀 만물 각각의 상호 기 교감을 대상으로 하는 광의의

풍수지리 범위를 상정할 수 있다.

 

이기론(理氣論)과 만유 재신론(萬有在神論)

종교에서는 만물의 생성과 구성요소 등 신의 영역을 인간이 연구하는 것을

금기시하였으나, 神을 신봉하지 않았던 성리학에서는 그것에 대한 연구를

자유롭고 심도 있게 할 수 있었다.

 

성리학 이론 중 본체의 ‘이(理)’와 현상의 ‘기(氣)’가 별개의 존재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존재라고 설명하는 理氣一元論(李珥, 主氣論)이 있다.

이를 윤회사상에 비추어보면, 수많은 생 중 어느 한 생에 대한 理와 氣만을

간파하고 설명한 결과이다. 즉 수많은 생을 윤회하는 ‘理’가 어느 한 생에서

‘氣’와 따로 존재하거나 선후가 있음이 아닌 하나로 통합되어 있다는 이론이다.

반면, 理氣二元論(이황, 主理論)은 理와 氣의 결합으로 모든 존재의 생성과

변화를 설명하는 성리학 이론이다. 둘은 서로 떠날 수 없으나(만약 서로 떠나게

되면 존재의 사멸에 이른다), 서로 섞이지도 않는다"라고 한다. 理가 氣보다

먼저 존재하면서 氣를 낳거나 理는 氣 바깥에 독립해서 존재하는 객관적

실재라는 견해이다. 주리론의 극단적 견해인 理一元論에서는 세계의 근원적

존재나 근본적 원리로써의 지위가 理에만 인정되고 氣에는 인정되지 않는다.

주리론을 윤회사상에 대입해보면, 수많은 생을 윤회하는 理가 어느 한 생에서

氣와 결합하며 존재를 이루었다가 또 다른 다음 생을 지속하는 영속적인

존재인 반면, 氣는 그 한 생으로 존재를 마감하는 것이 된다.

 

좀 더 자세히 보면, 어느 시기에 理가 物에 닿는 순간 氣를 낳으며 세 가지

모두가 하나로 된 생명체를 이루게 된다. 역으로 생명체가 소멸되는 순서는

物에 내재하던 物 모양의 氣가 나옴과 동시에 物이 수명을 다한 후, 氣가

생명체로 존재하고 작용하게 된다. 氣 역시 그 수명을 다할 때에는 理가

떠남과 동시에 氣는 흩어지고 理는 다음 생을 향하게 된다.

 

따라서 현대 과학에서 세포분열, 물질대사, 성장, 반응, 적응, 자손 생산, 진화

등의 단어로 정의된 극히 좁은 생명체 개념의 한계를 벗어나 돌, 가구,

전자제품, 자동차, 건물, 땅 등 만물에 이르기까지 모두 생명체이고

풍수지리의 대상인 것이다.

결국 주변에 무생물이라고 분류하던 그 범주를 풍수 범위에 끌어들임으로써

풍수에서의 상호 기 감응 대상과 현상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氣에 생명이 부여되면 기를 운용하는 주체이고 감응하는 대상이 되는데,

‘만물’ 이외의 무작위 자연현상(바람, 구름 등의 理가 없는 氣)도 길흉화복에

영향을 주는 당연한 대상이다.

 

또한, 특정 대상의 풍수지리적인 환경에 그 대상이 지은 윤회 과정에서의

업 연 살이 반영되어 있을 때도 있으며, 사주(四柱)는 시간에 국한하지만

공간을 대상으로 하는 풍수에도 영향이 미치는 것이다. 실로 풍수지리적인

길흉화복에 대하여 논함은 그 범위가 방대한 것이다.

 

고대로부터의 동양이나 북미 인디언의 세계관은 “생물 또는 무생물 구분

없이 모두가 그 모습 그대로 자체 대사와 조절 능력을 가진 개개의 생명체이며

유기체이다”라고 사유하여왔다.

또한, 범신론의 입장에서는 신과 우주만물을 동일시하여 “만물=신”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므로 만물 이외의 신을 인정하지 않는다. 더 나아가 독일 철학자인

크라우제(K. Ch. F. Krause, 1781~1832)의 만유 재신론(萬有在神論, Panen

Theismus)은 만물이 신(神) 속에 내재한다라고 하여 신(神)의 일부로서 만물이

생명체로 존재함을 간파하였다(신>만물). 즉 만물은 신계의 일부분이라는 주장이다.

이 모두 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유신론(有神論)과 맥을 같이 하며, 여기에서의

‘神’은 앞에서 설명한 理가 氣에 머무는 기생명체를 의미한다.

 

이상이 풍수지리 네 글자에 담긴 그 범위이다. 풍수지리의 주변에는 수맥, 지자기,

지전류, 생기, 살기, 음기, 양기 등 많은 분야와 종류가 있는데, 실상은 다수의

풍수인이 수맥이나 기타 분야를 풍수지리에서 제외시켜 인간의 길흉화복을 논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이 풍수지리를 불신하고 모호하다고 하는 원인이다. 그러나

풍수지리는 지질학 물리학 생물학 건축학 신학 철학 등을 망라하는 종합 학문인

것이다.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협동하여 특정 분야에 대응하는 “학제간연구

(學際間硏究ㆍ Interdisciplinarity)”가 앞으로 필요한 이유이다. 

 

풍수지리가 모호하고 믿지 못하겠다는 비판을 해소하는 길은 주변 분야와의

통섭으로 추길피흉을 통한 길흉화복의 정확성을 기하고  그 범위를 확장하여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우리 앞 그 커다란 숙제가 가로막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풍수지리의 정의

따라서 필자는 정의한다. “풍수지리 대상은 氣를 포함하는 세상 만물과 그 주변의

자연현상이다. 풍수지리란 만물 중 인간이 기타 대상들과 상호 소통하는 기(氣)를

파악하여 그 대상을 비보(裨補) 또는 제거(除去)하거나 추길피흉(趨吉避凶)하는

귀납적인 경험학이다.” 

또한, "자연을 모두 생명체로 보고 그들과 교감하는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