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암호 2

춘천과 북한강의 도둑 쥐(賊鼠)

젊은 날 경춘선 기차를 타고 가다 보면 강촌역에 다다른다. 그때는 남녀가 떼 지어 포터블 전축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으며 모닥불을 에워싸고 놀던 시절이었는데, 당시 강촌유원지는 젊은 청춘들에게는 꽤 인기 있는 장소였다. 지금 들으면 당시 군사정권 시절 억눌린 한을 표출하던 스잔한 노래들이었다. 그 시절이 가끔 아련하게도 한 서린 웅얼거림으로 손짓하며 다시 돌아오라고 유혹한다. 이제는 종심(從心)이 목전인데도, 갈수만 있으면 그 젊은 날로 돌아가 모든 것과 어우러져 섞이고 싶은 욕망이 내 속에서 아지랑이 되어 피어오르곤 한다. '종심(從心)'이란 마음 가는 대로, 마음이 원하는 대로 하여도 어떤 규율이나 법도·제도·원리 등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행하든 일정한 법도가 있었다는 뜻..

춘천(春川)의 풍수지리 1

산에 둘러싸이고 평야 지대가 별로 없는 춘천은 인구 유입이 저조하여 정체된 도시였다. 즉 수기(水氣)가 부족하여 음과 양 기운이 심하게 불균형인 상태로, 산맥이 겹겹이 둘러싼 분지 지형이다. 또한, 서울과 수도권의 상수원에 접해 있다는 이유로 자유로운 개발에 제한을 받아온 결과, 도시의 발전과 확장에 장애가 되었다. 1960년대에 건설된 의암댐은 춘천의 도심 가까이에서, 그리고 춘천댐과 소양강댐은 도시 외곽의 풍수 기운을 변화시키고 북돋워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과거 넘쳐나는 음 기운으로 목말라 하던 대지에 의암호와 소양호 등의 저수로 말미암아 음과 양의 기운이 조화를 이루니, 비로소 도시가 제 기능을 발휘하는 듯하다. 춘천의 과거 모습인 산간계곡에서는 장풍(藏風)-바람을 갈무리함-을 중요시하였으나,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