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년 내지 천여 년을 생존하는 고목들은 예외 없이 땅의 생기가 집약된 혈에 자리하고 왕성하게 생육하는 금수저 팔자를 누리고 있다. 며칠 전 강화도의 한 유적지에서 본 나무들의 운명이 ‘땅 팔자’ 차이로 생사가 갈린 모습이다. 유난히도 태풍이 잦았던 작년 9월 태풍 ‘타파’로 수백 년 생을 마감한 잔재가 거대하다. 옆에는 보호수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으나 작년 풍수해 이후 철거되었다. 정자 좌우로 두 개의 혈을 맺었는데 태풍으로 희생된 고목은 한쪽 혈에서 다섯 걸음 정도 어긋난 지점에서 오랜 세월 버텨왔던 듯하다. 정자 반대편으로 10여 m 떨어진 곳에서는 작년의 수난을 잘 버텨낸 쌍둥이 수목이 ‘금수저’ 지력을 배경 삼아 정확히 혈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500년 수령의 강화군 보호수이다. 요즈음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