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땅 감별 의뢰를 받고 홍천의 어느 마을을 지나던 중 보게 된 산의 모습이다. 어떤 목적인지 모르지만 산맥을 깎아내어 땅속으로 흐르던 기맥의 흔적이 적나라하게 노츨 되어 있다. 그것이 무슨 흔적인지 아마 짐작을 못함이 당연하겠지만 무분별한 절토로 그 귀한 혈자리를 파괴(破穴)하였으니 아무래도 도가 지나친 듯싶다. 만물이 생명체임을 터득하고 그 귀함을 헤아렸으면 한다. 종종 채석이나 채토를 위하여 자연을 파괴하던 중 책임자나 작업자가 사고 등으로 급사하였다는 과거 신문기사가 생각난다. 현장을 떠나며 걱정이 앞선다. 자연은 파괴의 대상이 아니고 사람을 포함한 만물과 공생하여야 하는 관계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