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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의 역설

풍수명인 2020. 5. 10. 22:05

현재 우리가 겪는 코로나 사태보다 막대한 피해를 주었던 대재앙은 1918년 초여름 발생한 스페인독감이다. 당시 1차세계대전에 스페인은 참전하지 않았으나 전선의 참호 속에서 스페인 방송과 신문을 접한 군인들이 이 독감을 ‘스페인(에스파냐)독감’ 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약 2,500만~5,000만 명가량이 목숨을 잃었을 정도로 스페인독감은 역사상 가장 심했던 유행성인플루엔자로 기록되었다. 처음 발생은 당시 프랑스 주둔 미군부대 내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후 미군들이 귀국하면서 그해 9월부터 미국 전역에 확산되고 이어서 2년 동안 전 세계로 확산되어 창궐하였다. 특히 무방비 상태의 미국 원주민들 사이에서 높은 사망률을 보였다. 또한, 참호전의 형태로 전쟁터에서 수많은 병력을 집중시킬 수밖에 없었던 환경으로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변종이 생겨 사망자도 증가하였을 것이다.

2차세계대전의 전사자가 900만 명 정도인데 비하면 가히 스페인독감 바이러스는 전쟁보다 더 무서운 존재라고 할만하다.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처벌하는 규정도 있어서인지 당시의 사진 자료를 보면 동서양 구분 없이 철저하게 마스크를 쓰던 모습들이다.

 

스페인독감 당시 마스크 맨들

그로부터 약 100년이 지난 후 코로나 발병 초기의 세계 여러 나라는 100년 전의 대재앙을 까마득히 잊고 마스크를 쓰지 않는 등 엉성한 대응을 하여 많은 사망자를 내게 되었다. 그중 확진자나 사망자를 비교적 적게 낸 국가들은 한국 중국 대만인데 미세먼지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국가들이다.

 

미세먼지 역시 사람의 건강에 악영향을 주지만, 역설적으로 사람들이 마스크 쓰는 습관에 익숙해지도록 했던 공(?)이 있다. 마치 사람들을 화생방 훈련으로 잘 단련시킨 교관과도 같은 미세먼지이다.

그러나 코로나가 소강상태가 되면 또다시 산업 가동률이 증가하여 미세먼지가 우리를 괴롭힐 것인데... 좀 불편하고 다소 부족해도 맑은 공기를 마시고 청정한 환경을 누려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