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조어부림
며칠 전 지방 순회 길에 경상남도 남해의 물건마을을
경유하였다.
이 마을에는 특이하게도 바닷가에 바람과 파도를 막고
어류를 불러들이는 복합 방조어부림이 잘 보존되어 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목총을 만들기 위해
이 숲에서 7그루를 벌목하려고 했을 때 마을사람들은
'숲을 없애겠다면 차라리 우리를 먼저 죽여라'고 맞서
이 숲을 지킨 일도 있다고 한다.
『삼동면 물건리 방조어부림은 해안을 따라 펼쳐진
길이 약1,500m, 폭 30m의 숲으로 약 370여 년 전에
전주 이씨 무림군의 후손들이 정착하면서 조성했다.
200여 년 전 흉년이 들어 국가 공용전을 납부할
능력이 없어 나무를 벌채하여 팔고 난 후 천연재해와
폭풍우가 덮쳐 마을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마을사람들은 이 숲이 파괴되면 동네가 피해를 입는다는
사실을 알고 숲의 보호에 힘쓰고 있다.
1910년 흉작으로 숲의 일부를 벌채하여 연명하였다고
한다. 이후 숲을 잘 보존하여 마을에 재난이 없어지고
태풍과 해일 등을 막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물건방조어부림을 이루고 있는 식물들은 매우 다양하다.
상층목 2천여 그루, 하층목 8천여 그루로 1만여 주가
반원형을 그리며 몽돌해안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물건방조어부림은 강한 바닷바람과 해일 등을 막아
농작물과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숲이며, 물고기가 살기에 알맞은 환경을 만들어
물고기떼를 유인하는 어부림의 구실도 하고 있다.』
(남해군 관광 자료)
이 숲 조성 이전에는 산비탈로부터 마을의 기가 바다로
지속하여 빨려나가는 지세로 마을 사람들의 살림이
매우 빈궁하였으리라는 짐작이다.
보통은 바람을 막는 방풍림의 역할이 대부분이나,
이곳 마을의 숲은 방풍림, 방조림, 어부림의 다양한
기능을 한다.
과연 목숨을 바칠만큼 귀중한 풍수적인 보물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다.